의학이야기

당뇨 환자가 오한, 발열과 함께 윗배통증이 발생했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질환. 간농양(liver abscess).

서전초이 2020. 3. 16. 21:30

어제는 일요일 당직인 날이었다.

외과계 중환자실에는 전날에 간농양 파열(liver abscess rupture)로 인한 범복막염(panperitonitis), 패혈성쇼크(septic shock)로 응급실을 경유하여 입원한 환자분이 있었다.

 

 

환자분은 77세 여자로 당뇨 외에는 특이 기저질환이 없는 분이었다.

약 3일 전부터 상복부(윗배통증)통증이 있었고

본원 내원 전날부터 오한, 발열과 함께 복통이 심해져 응급실에 오시게 되었다.

 

 

복통의 양상은 복부 전체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지속적이었고, NRS 8점 정도의 심한 증상을 호소했다.

신체진찰에서 우상복부에 압통이 있었으며

혈액 검사 결과는

leukocytosis, CRP elevation

AST/ALT 489/348, total bilirubin 2.37, PT INR 1.56 소견이 있었다.

 

 

liver dome에 약 10cm 크기의 gas containing liver abscess가 관찰된다. 주변에 pneumoperitoneum 및 ascites가 관찰되고 peritonitis 소견을 보인다.

 

 

 

 

underlying hepatic malignancy가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환자는 총 3개의 PCD insertion을 시행하였다. 2개는 liver abscess에, 1개는 rupture된 liver abscess의 주변 fluid collection을 배액하기 위해 삽입했다.

 

 

 

 

 

오한, 발열과 함께 상복부 혹은 우상복부 통증이 있는 환자는

흔히 급성 담낭염이나 담관염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사례와 같이 간농양 등의 간 감염 질환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은 간농양에 대해 공부해보고자 한다.

 

 

 

# 화농성 간농양 (pyogenic liver abscess)

간실질은 간문맥을 통하여 장내세균에 항상 노출되어 있으나 감염은 드물다. 간은 그물내피계통의 가장 큰 저장소이며 이는 세균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조절할 수 없는 양의 간내세균이 축적될 경우 감염과 농양이 발생하게 된다.

 

 

1. 역학 및 병태생리

우리 나라 전체 간농양 중 화농성 간농양은 6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남자에서 좀 더 빈번하게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 치료하지 않은 충수돌기염(appendicitis)이나 문맥염 환자에서 이환율과 사망률을 보이는 가장 흔한 원인이었다. 현재 알려진 원인으로 담도의 조작, 게실염(diverticulitis), 염증성장질환, 세균성내막염과 같은 전신 감염 등이 있다. 드물게 내시경역행성담도조영술(ERCP) 혹은 담도 협착의 치료 등도 간농양을 유발한다. 즉, 배액이 되지 않는 협착상부에 연속적으로 조영제를 주입한 경우 고위험군에 속할 수 있다. 이 경우 비침습적 자기공명담도영상촬영이 이러한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2. 화농성 간농양 최근 이슈

 

① Klebsiella pneumoniae liver abscess

K. pneumoniae에 의한 간농양은 다른 원인균에 의한 간농양과 임상 양상이 비슷하나 다른 원인균에 비해 당뇨병과 연관성이 높이며 경우 Klebsiella 패혈증이나 전이성 감염이 잘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 K. pneumoniae 간농양이 관련된 원인으로는 고혈당으로 인해 당뇨병 환자에서 중성구의 화학 주성과 포식작용이 감소하고, Kupffer 세포를 포함한 대식세포의 탐식작용이 감소하여 장 내 K. pneumoniae가 보다 더 용이하게 간실질로 이동하여 간농양이 잘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② Cancer and abscess

간 및 담도계 암 이외의 다른 암 환자에서도 간농양의 빈도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라별로 5-42% 빈도로 보고 있다. 암 환자에서 간농양 발생시 사망률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경과를 보이지만 일반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높으며 11-80%까지 사망률이 보고되고 있다. 일반 환자에 비해 항암치료, 영양 결핍 등 면역이 저하된 경우가 많아 단독 감염보다는 복합 감염이 흔하며 패혈증으로 더 잘 진행한다. 원인균은 E.coli 또는 K. pneumoniae와 bacteroides와 감은 혐기성 균의 복합 감염이 가장 흔하다.

대장암 환자에서 대장 점막 파괴로 인하여 우측대장암은 상장관막 정맥을 통해 간 우엽에 죄측 대장암은 하장간막 정맥을 통해 간좌엽에 균 유입이 되어 간농양 발생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어 원인이 불분명한 간농양 환자에서는 대장암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3. 진단

환자의 병력청취, 신체 진찰, 영상의학적 소견을 종합하여 진단한다. 최근 CT 등의 영상검사의 발달로 실제 임상에서는 간농양을 어렵지 않게 진단할 수 있다. 발열과 우상복부 동통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영상의학적 검사상 간내종괴가 발견될 경우 간농양을 의심할 수 있다. 혈액검사에서는 ALP 상승, 간효소수치 상승, 백혈구, CRP, ESR 등 염증수치의 상승 및 저알부민혈증이 나타날 수 있다.

초음파검사상 낭성종괴로 나타나며 다발성 격벽 혹은 이질성 낭액의 형태로 나타난다. CT 소견으로 주변부의 조영이 되는 저음영의 종괴로 나타난다.

 

 

4. 치료

항생제 치료는 먼저 감염의 원인에 따라 경험적으로 처방을 하며 농양의 흡입술 후 배양된 결과에 따라 항생제를 처방해야 한다. 경피적배액술(percutaneous drainage PCD)은 약 80-90%에서 효과적이므로 중재적 수술치료는 불필요하다. 하지만 경피적배농술이 실패한 경우 복강경 혹은 개복 수술배농이 필요하며 위의 방법에도 치료되지 않는 간농양의 경우 간절제까지 필요한 경우가 있다.

 

 

 *reference
외과학
화농성 및 아메바 간농양 (대한간학회)